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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터 99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문점두장로 글-
2026-04-18 14:14:44
성안 관리자
조회수   19
작성일 2026-04-19
목회자 김재일목사

1971년 6월 20일, 우리 교회는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 상대원동(현 성광교회 부지)에 개척되었습니다. 이곳은 (故)계정남원로목사님께서 청계천 하류에 위치한 마장동에 거주하시다 철거당해 이주해 오신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1971년 8월 10일, 서울 판자촌 재개발 지역에서 강제로 이주당한 시민들이 생존권을 위해 정부와 극한투쟁을 벌였던 ‘광주대단지 사건’의 비극적 현장이기도 합니다.

저는 1977년 성남으로 와서 상대원 공단에 있는, 삼성전자 TV 케이스를 제작하던 가구 공장에 처음 취직했습니다. 당시 초임 근로자의 월급은 3만 원을 넘지 못했습니다. 80kg 쌀 한 가마니가 3만 원이던 시절, 저는 임금대장을 들고 노동청 성남사무소로 검열받으러 다니곤 했습니다. 이재명 전 대통령이 다니셨다는 ‘오리엔트 시계’ 공장이 바로 이웃에 있었습니다. 도시 재개발로 인해 쫓겨나야 했던 이들에게는 정부 땅에 판잣집을 짓고 살던 서러운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17만 원짜리 아파트 입주권(딱지)을 받았지만, 추가 분담금을 낼 돈이 없어 입주 신청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세입자 전세금 15만 원을 돌려주고 나면 단돈 2만 원으로 살 집을 구해야 했던 이들—소설 속 주인공처럼 소외되었던 이웃들을 사람들은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요?

담임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몇 번 인용하시던 소설 제목을 처음에는 가볍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6.25 전쟁 중에 태어나 현대사의 숱한 격변기를 겪어온 저에게도, 300여 명의 철거 용역들이 목사님 가족을 몰아내고 살림살이를 들어내는 광경은 참혹 그 자체였습니다. 성도들을 제압하며 교회 성물을 무자비하게 옮기고, 철제 파이프와 함석판으로 교회를 봉쇄해버리는 모습은 영화나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교회를 빼앗기고 입구 도로에서 천막을 친 채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저들은 공사를 방해했다며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현재까지도 재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쓴 조세희 작가는 작고하기 전, “이 시대 젊은이들은 이 소설을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답니다. 너무나 암울했던 과거의 기억에서 이제는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을 겁니다.    -중략-

성남 전역에 구도심과 분당을 아우르는 거센 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모란, 분당, 판교, 강남을 잇는 양지바른 언덕에 최고급 브랜드 ‘아크로’ 프리미엄 아파트를 짓기 위해, 큰길가에 있던 희생양 성안교회는 이 시대 거리를 헤매는 ‘난장이’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십니다. 오늘 새벽 예배 때 목사님이 들려주신, 믿지 않는 친구들도 즐겨 듣는다는 찬양처럼 우리는 “혼자 걷지 않을 것”입니다. 찬양을 들으며 간절히 하나님을 부릅니다. 우리 교회가 회복될 때까지 그분이 쉬시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기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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